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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생각/필리핀

사가다 동굴 2

사가다 동굴 2

 사가다 동굴을 진입하는데 엄청난 크기가 보였다. 저 아래 보이는 것들이 바로 사람들 그리고 이 안은 매우 어둡기 때문에 가이드가 불을 피우고 들어간다. 아직 선진국이 아니고 도로 또한 비포장 도로였기 때문에 안에 가로등 같은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와이파이조차 잘 안되는 나라인데 뭘 기대해 ㅎㅎ. 뭐 비하발언은 아니고 아무튼 아래로 쭉 내려가다 보니 돌이 정말 미끄러웠다. 사실 동굴이라고 해서 한국의 동굴을 기대하고 편하게 계단으로 만들어진 곳을 기대했더란다. 그래서 슬리퍼 하나만을 가지고 왔고 박쥐 똥이니 뭐니 기대 하나도 안해본 것들을 만났다. 특히 동굴 안에서 수영을 하게 될줄은 몰랐고 더 들어가면 아직 계발이 안된 곳도 있다고 하니 규모가 얼마나 큰줄은 몰랐다. 

이 당시만 해도 사진에 대한 몰지각자! 사진이 흔들리는지도 모르고 그냥 찍었더랜다. 유럽에서는 그나마 잘 찍었었는데... 그런건 아니고 워낙 빛이 좋아서 그냥 대충 찍어도 잘 나오는 거였는데. 여기서는 어둡기도 할 뿐만 아니라 확대해서 찍은 듯 하다. 사람들 근처에 있는게 관인데 필리핀 사가다 지방의 전통이란다. 사람이 죽으면 저렇게 관에 넣어서 동굴에 둔다고 한다. 지금 현대에 살고 있는 나는 죽음이란 것이 얼마나 숭고하고 한편으로는 위험한 일인지 모른다. 최근에 책을 통해서 죽음을 접하게 되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의문증이며 위험함을 알게 되었다. 죽음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전염병으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위험하게 된다. 현대 의학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있게 된 현 인류와는 달리 전염병으로 인해 수만명이 죽게 되는 과거에는 이러한 죽음이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과 멀리 떨어진 동굴속에 놓아두게 되면 이러한 것을 방지 할 수 있었으리라. 어떤 민족은 돌 산에 시체를 두어 독수리가 파먹게 하고, 어떤 부족은 부족원들이 나눠 먹는다고 하는 부족도 있다(물론 아프리카나 고산지대에) 이렇게 새로운 장례 풍습을 알아가는 것은 나로서는 전혀 새로움이었다. 

 동굴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 열심히 등에 불을 피우고 있는 가이드. 아니 손전등도 아니고 기름을 먹여서 불을 피워 만든 등이라니....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을 피우는 가이드를 숭고하게 기다렸다. 하나의 의식인지도 모를일이지. 

단순히 불을 피우고 미끄러운 돌을 걸어 내려가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이렇게 줄을 타고 이동하기도 하고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기도 했다. 신기한 동굴이지.. 그래도 안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수려한 장관이 나타났고 너무나 멋있었다. 송유석은 그 아름다움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나는 절로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폴라로이드는 커녕 제대로 된 사진들조차 못 건졌지만 이렇게 간간히 남아있는 사진들로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 언젠가 필리핀에 가게 된다면 이곳 사가다 동굴에 꼭 방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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