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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생각/유럽여행

2008 유럽 여행기 <프롤로그>

전역을 앞두고 4년간의 계획을 꿈꾸다

 군대 전역을 앞두고 정말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과연 어떤일을 해야 하며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속에 할 수 있는 것들, 혹은 가능성이 그나마 큰것들 부터 나열해 보았다. 그중에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여행이었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유럽여행을 2달간 다녀왔고 지금은 일을 하고 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는 나의 첫 직장은 아직도 여행가라고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최근의 근황인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동안의 글들을 모두 올려 두었지만 다시한번 여행을 하는 기쁨을 느껴보고 싶었다.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나이도 어리고 혼자 처음 떠나는 여행이라 서툴고 계획도 없었다. 비행기표만 사면 여행 준비는 끝나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나는 24살에 나홀로 처음 여행을 떠났다. 내 4년간의 계획을 위한 첫걸음에는 너무나 기뻤다.

여행준비 : 비행기표만 사면 끝?

 준비하지 않은 여행은 당연히 첫걸음부터 꼬인다.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돈을 꽤나 모았던 나는 비행기 티켓을 단숨에 구입해 버린다. 그리고 나의 여행은 끝이라 생각했다. 아니 떠나기 몇일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나는 그냥 떠난다는 생각에 설래임만 있을 뿐이었다. 다른 준비? 물론 몇가지 하긴 했다.

여행을 위해 준비했던 품목 

  • 전에사두었던 카메라

  • 방수가 되는 배낭

  • 침낭

  • 속옷 4장

  • 양말 5켤래

  • 갈아입을 바지2벌 (긴바지)

  • 티셔츠 3장

  • 여행 가이드북 (전 유럽편)

  • 모자 (아래 사진과 같음)

  •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는 카레와 고추장

  • 그리고 사람들이 추천해주었던 어댑터 

이렇게 나름 열심히(?) 군대 스타일로 준비를 했고 비행기에 앉았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두 있던 개인 TV화면에 내 자리만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열심히 손을 들어 승무원을 불렀는데...다가오는 외국인 승무원. 저 옆 라인은 한국인 승무원이 열심히 설명해 주고 계신다. 그때였다. 나는 깨달았다. 나는 영어를 못하는구나. 외국여행은 물건만 있다고 가는게 아니었구나. 하지만 비행기 돌아오는 날짜는 2달 후. 어찌되든 나는 2달을 버텨야 한다. 물론 옆에 앉아계신 마음씨 좋은 아저씨분이 통역부터 다 도와주셨지만 불안감을 감출수 없었다. 그 비행기에 있던 12시간 동안 나는 가이드북 뒤에 있던 기본 영어회화와의 싸움이 시작 되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했던 꽃보다 청춘도 아니고 비행기에서 공부하는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무튼 나는 꽤 필사적이었다.  

위기속에 기회

 내가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매우 절박해졌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나름 전역을 한지 얼마 안되서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나에겐 영영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뒤에 있던 영어 문장들을 머리속에 집어 넣기 시작했다. 비록 문법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지만 열심히 외웠다. 그렇게 작은 소소한 성공을 맛봤다. 기내식을 선택하고 음료수를 선택(맥주를 주다니!!!)하는 것에 성공하여 가능성을 보았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지 않는가!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

 내 인생을 바꿔놓은 새로운 세상이 있다. 대학교가 그러했고, 군대가 그러했으며, 유럽이 그러했다. 대학교에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으며, 군대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사회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유럽에선 내가 살던 곳에서의 고정관념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고, 서로 다른 생각은 존중 받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들어주는 친구들도 있고, 매우 낙천적이게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동양의 소년이 친구가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들. 나의 인생을 바꾼 새로운 세상이었다. 



할 수 있을까? 

 잠시 경유하는 이곳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릴 때 주위엔 동양인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지 않았지만 나는 왠지 주눅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비행기 게이트 앞에 앉아 혼자서 기다리는 동안 마음속으로 생각을 했다.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영어 기본회화를 13시간 동안 본 사람이니까! 그리고 옆에 앉아 있던 독일 아저씨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리고 "It was nice talking with you" 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2시간동안 쉼없이 이야기를 했다. 책을 뒤져가며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하는지 등등 물론 정말 유창하게 쉼없이 하는건 아니었지만 천천히 띄엄띄엄 때로는 책을 찾아 이야기를 했다. 그 아저씨는 물론 나중엔 조금 따분해 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꽤 잘 받아주셨다. 그리고 대화가 끝난 후 나는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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