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에 관한 생각/유럽여행

여행가로의 첫걸음 2008년 유럽여행기



누구나 처음은 고독하고 서투르다

 처음엔 누구나가 그렇듯 서툴렀다. 오랜 비행시간동안 피곤함에 지쳐 경유하는 비행기 속에서 잠이 들었다. 첫 성공(?)에 취해 독일 아저씨와의 즐거운 대화를 생각하며 너무 즐겁게 잠이 들었다. 기내식도 못먹고 나는 낮선 땅. 그 이름도 어마어마한 루마니아에 도착해 있었다. 사실 말이 혼자의 여행이지 처음엔 갈 곳은 있어야지. 아부지 아시는 분이 루마니아에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그리로 향했었는데 다행히도 잘 만나서 몇일 머무를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 남겨진 시간에는 무엇인가를 해야했고 낮선 환경에 적응을 해야 했으며 더 많은 경험을 위해 싸워야 했다. 하지만 나는 어마어마하게도 영어도 못하는 일자 무식의 동양청년 아닌가. 그래도 중국어 기초는 했으니 다행인가? 지나다니면 가끔 치노(?)라고 놀림 받을 때도 있었지만.


낮선 도시에서 새로움을 느낄때

 유럽. 물론 동유럽이겠지만, 유럽에 처음 당도한 느낌은 마치 시대를 거슬러 과거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루마니아에서 전통있는 학교를 거닐고 있노라면 과거 유럽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어떤 문화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성당을 보면서 바로크 양식이며 이러한 건축 양식을 떠올렸고, 각 마을을 지날 때 창틀의 무늬를 생각했다. 서로 다른 부족과 자신을 규정짓는 상징이었을 테니까. 이 곳 루마니아의 대학교에서도 그랬다. 매우 오래된 듯한 대학교 안에서 세월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었고, 과연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라는 호기심을 일으켰다. 동유럽은 구소련과 손잡고 공산주의로 물들었던 나라였다. 독재자에 의하여 큰 궁전이 지어졌고 독재를 일삼았다. 그리고 이 곳, 루마니아에 있으면서 알게된 사실이었지만 과거에 북한과도 교류가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독재정권은 무너졌고 공산주의의 상징이었던 그 궁궐은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 자본주의의 길로 막 접어들었지만 유럽연합에 속하지 못하고 부국강병을 노리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서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싶다. 내가 그곳에 있지 않았다면 관심도 없었을 문화와 역사를 지금 그곳에서 감탄을 자아내며 배워간다는 것. 항상 미래만 바라보던 스스로에게 지금, 현재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여행의 힘이라 믿는다. 



과연 우리는? 

 유럽에 도착해서부터 끝날때까지 감동과 감탄을 하면서 보낼 수 있었던 이유? 바로 과거를 보존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말로는 역사를 잊은자에게 미래란 없다고 이야기 하면서 과거를 마치 허물어야 할 미개한 것으로 보고 새로운 것을 찾는데 열중하는 현대인이 있다. 하지만 유럽은 정 반대였다. 건죽학도 중에서 물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건축학도는 과거의 것을 보존하는데 열중한다고 한다.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에서 보면 과거에 무너졌던 것들을 고치고 있다. 로마에는 콜로세움을 그리스에는 파르테논 신전을 그리고 각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할 만한 건축물들을 열심히 보존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그 나라의 자존심인것 처럼. 각자 대결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최근의 일이지만 얼마전에 유물터를 발견해 냈고 원래 놀이공원을 지으려고 했던 터를 취소하고 역사적으로 보전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렇게 아름답지 못하다. 개발자들은 그깟 유물이 무슨 대수냐며 투자를 통하여 이득을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였고 중재되는 과정은 그렇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눈앞에 이익만을 쫒겠다는 심산이다. 유럽의 나라들은 그렇게 자존심을 지키며 지금은 그 역사적 가치를 통하여 관광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물론 그들도 불편할 것이다. 더 좋은 시설로 바꾸기도 힘들 뿐더러 여러가지 제약이 많이 따른다. 하지만 동화같은 나라에서 여유롭게 낭만을 즐기는 그들을 보면서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여행에 관한 생각 > 유럽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자의 길  (0) 2015.08.04
황제의 만찬  (0) 2015.08.02
유럽 여행의 아름다움  (0) 2015.08.01
유럽 새로운 세계를 접하다  (0) 2015.07.31
2008 유럽 여행기 <프롤로그>  (0) 201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