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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생각/유럽여행

유럽 여행의 아름다움



아름다움 

 유럽에 도착한 몇일동안 새로운 건축물에 관심이 갔었다. 어떻게 저렇게 오랜 문화와 전통을 지킬 수 있는 것일까? 과연 한국이 문화 유산을 잘 지키고 보전한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어느 순간 머리속에서 지워졌다. 물론 유럽에 있던 몇일 동안은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중세시대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 좋았다.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한국의 고속도로 만큼 보이는 옛날 성들은 너무나 좋아 보였고 아름다웠다. 머리 속에서는 상상력이 춤을 추었다. 기사가 공주를 구하기 위해서 말을 달려 갔던 성일까? 아니면 미녀와 야수처럼 마법에 걸린 왕자님이 슬픔속에 머무르던 성은 아닐까? 어떻게 저렇게 성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시간은 금방 흘러 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유럽의 모습들이 일상이 되어버릴 무렵 나는 다른 곳에서 다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문득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걷느라 혹은 여행을 하느라 지친 심신을 따듯하게 감싸주는 듯 했다. 우리 똑같이 농사를 짓고 과일을 따고 살림을 하는 산골에 마을을 보면 참 정겹고 좋았다. 밤이 되면 동화속에 늑대가 나올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푸른 하늘과 신선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가져다 주는 아침이 되거나 해가 질 무렵이 되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예술가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나올 수 없던 것은 아니었는지.

 노을 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고심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내가 과연 살아왔던 삶은 어떤 것일까? 이렇게 고민하다보면 가슴이 설래였다. 너무나도 설래였다. 그리고 새삼 지금은 지는 태양이지만 내일 아침이면 다시 여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감사했다. 지금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렇게 하루를 감사하며 보낼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알프스 산을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군대 당시에 산을 너무 많이 다녀서 앞으로 등산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세웠지만, 그 싫던 등산이 다시 좋아질 만큼 풍경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유럽을 다녀와서 건물과 느낌들만 이야기 하지 않고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냥 짧게 몇일을 다녀오는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물론 관광지를 다녀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남지만 더 멋진 풍경들을 보았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여행자라면 좋은 풍경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시 현지인이 되어 그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찻집에서 차 한잔 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까 

돌아오는 기차에서 몇일을 달려도 끝없이 펼쳐지는 밀밭의 넓이처럼 부쩍 넓어진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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